2012. 5. 22.

군입대..



군입대를 앞둔 동생들의 걱정을 듣다보면 늘상 해주는 얘기가

'안갈수 있으면 안가는게 좋다. 그런데 가야한다면 빨리가라' 다.

군대 갔다와야 정신차린다, 사람된다, 뭘 배워온다 이런 얘기도 있지만 사실 다 거짓말이다. 

정신 차릴 놈은 뭔 일을 해도 차리고 못차리는 놈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차린다. 
사람되는 것도 마찬가진데 '사람'이 되려면 상병 ~ 병장 갈즈음 뺑뺑이 돌려서 제대시켜야 된다. 병장되면 98% 정도 조금 더 쓰레기가 된다.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 제대해서 적용하는 군대시절 배운 것은 상명하복의 무식한 병영문화 밖에 없다. 일반 보병부대에서도 이런저런 토목기술 같은거 '야매'로 배우긴 하는데 그거 어따 쓰냐? 이미 입대자의 8,90%가 대학생인데.. 이 친구들 중에 토목, 건축 분야로, 그것도 현장직으로 직접 '공구리' 치고 망치질 할 친구가 얼마나 될까? 7,80년대 한창 건축 붐일 때야 아르바이트라도 했겠지만 지금은 뭐... 그런 아르바이트는 이제는 왠만해선 학생들이 기피하는 시대다.

어쨌든 '전쟁 중'이라 징병제까지 거부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치.외교 라인에서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하라는 것이고 군가산점 같은거 필요없으니까 내가 2년 2개월 희생하면서 지킨 이 나라가 자랑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솔직히 그때나 지금이나 자랑스럽지는 않다.)

왕조시대에 이어 식민시대, 군사독재를 오랬동안 거쳐서 그런지 응당 군대를 가야한다는게 당연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까진 그렇다치고 민주국가치고는 너무 폭력적으로 군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는게, '병역' 이라는 한가지 조건 때문에 사회적 차원에서 너무 많은 낭비를 하고있지 않나.. 라는 점이다. 

종교적,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예가 그렇다. 개인의 자유와 선택이 존중되어야 하는 민주국가에서 이들의 거부 역시 존중하는 것이 옳지 않나? 병역 의무라는 것도 국가, 사회에 대한 '봉사'의 개념도 충분히 있는 만큼 그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지, 언론 등을 통해 파렴치한으로 매도하고 전과자 낙인을 찍어서 무혐의로 최종 판결이 났을지라도 한번 찍힌 범죄자 낙인을 끝까지 짊어지고 살아야하는 나라에서는 너무나 잔인한 사후처리다.

(종교는 그렇다치고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은 좀 다른 대체어가 없을까? 의미가 그게 아닌 것은 아는데 나같이 멀쩡하게 병역 필한 사람은 '비양심적'이라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더 대중의 분노를 사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게 하면 누가 군대에 가냐? 고 반문하기도 한다. 
결국 군대를 기피하는 것은 그 일이 자랑스럽지도 않고, 소위 "빽"이 있으면 안가는데 나는 그게 없어서 간다는 피해의식이 커서가 아닐까? 뻑하면 사람 죽어나가는데 이유, 수사 결과도 명확치 않다. 작전통제권도 없고 이리저리 치이는 나란데 자랑스럽게 가고 싶겠냐고... 천안함은 일단 덮어두고라도 연평도에 폭격당해놓고도 제대로 반격도 못한 군대다.. 어쩌라고? 그리고 소위 사회지도층 (이런게 이 땅에 있긴한건지 의심스럽지만..)이라는 사람들 태반이 군대 면제아닌가.. 그리고 연예인들 군대안간다고 딴지건다. 나라가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여? 연예인이 사회지도층인거여?!

약간 다른 얘기를 하면, 나는 사실 공익근무로 빠지는 연예인에 대해 별로 피해의식은 없다. 군대 무지 힘들다. 무대에서 3,4분 춤추는 거는 일도 아니다. 무대에서 3,4분씩 한달을 춤추고 6개월을 치료받을 상태라면 군대 안가는게 맞다. 가는게 민폐다. 오히려 나는 '쟤보다 몸 멀쩡해. 감기 한번 안걸리고 제대했거덩, 화천에서..' 라고 하는 편이다.

대체 복무를 좀 활성화하면 어떨까? 국민적 정서를 들먹이기도 하는데 글쎄.... 

면제자들 무려 '국민투표!'를 통해 국회의원도 하고, CEO도 하고 다 하잖아? 의외로 그런 국민정서 별로 없는 것 같으니 괜찮을 것 같다. (오히려 내 걱정포인트는.... 현재도 공익근무나 방위산업체 관리감독 엉망진창인데 얘들을 믿고 대체 복무 제도를 실현할 수 있을까... 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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